지난 18일 텔레그램에 게시된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중인 북한군 영상의 한 장면. /텔레그램

국가정보원은 29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암살 가능성을 의식해서 경호 수위를 격상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의 딸 김주애의 지위 또한 격상됐다”고 했다.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국정원이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정은의 공개 활동이 작년에 비해 현재까지 60% 이상 증가했다”며 “최근 해외 요인의 암살을 의식해 김정은이 드론 장비 추진 등 경호 수위를 격상하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1일 인민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를 시찰했다. 사진은 실탄 훈련 중인 병사들의 뒤에서 완전무장을 한 경호원들이 김정은을 호위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국정원은 “김정은 독자 우상화가 강화되고 있다”며 “김주애와 관련해선 노출 빈도를 조절해가며 당 행사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는 가운데, 김여정의 안내를 받거나 최선희의 보좌를 받는 등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또 “러시아 대사와 직접 담소를 나누는 장면, 김정은과 김주애가 같이 있는 사진을 공개하는 등 확고한 입지가 감지된다”고 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조선노동당 창건 79주년 경축공연이 10일 당 중앙간부학교에서 성대히 진행됐다"며 공연에 참석한 김정은 당 총비서와 주애의 사진을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국정원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선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의 전선 이동 가능성이 있어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또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용어 100여개를 교육하고 있으나 북한군이 어려워하는 상태”라며 “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하다는 추측이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휴대전화 사용 금지와 입단속, ‘훈련을 간다’고 거짓 설명 등 조치에도 파병 소식이 퍼지면서 ‘왜 남의 나라를 위해 희생하느냐’며 강제 차출을 걱정하는 군인들의 동요도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 6월 신조약 체결 이후 경제 분야 협력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광물과 금수품 이면 합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동자 송출도 꾸준히 이어져 올해 들어 4000여명의 노동자가 파견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 지역에 파병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추정 동영상의 한 장면. 러시아 독립 언론기관이라고 주장하는 '아스트라'는 지난 22일(현지시각) 텔레그램 채널에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모습을 촬영해 게시했다. /아스트라(ASTRA) 텔레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