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이날 “저는 우리 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남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고 했다. 왼쪽부터 한 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이덕훈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은 30일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 11월 내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들이 있다”며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한 의정 갈등 해소’와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과감하고 선제적인 해결’에 나서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과 관련해서는 “당과 정부가 함께 추진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며 지원 의지를 밝히면서도 정권 재창출을 위한 ‘변화와 쇄신’도 촉구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서 집권당 대표로 취임한 한 대표가 안정적 당정 관계와 변화·쇄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해 의정 갈등을 풀고 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며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 국민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지점이 무엇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 여사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우려와 걱정이 있고, 그 문제가 주요한 부분이란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11월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15일)과 위증 교사 사건(25일) 1심 판결 선고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는 이 대표 유죄 판결이 나오기 전 여권의 리스크를 해소해야 민주당을 떠난 민심을 일정 부분 국민의힘으로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저는 우리 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남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며 “그래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과로 ‘한미 동맹 복원’ ‘한일 관계 개선’ ‘원칙 있는 대북정책’ ‘탈원전 정상화’ ‘방산 수출 급증’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건설현장 폭력 근절’ ‘화물연대 파업 원칙 대응’ 등을 열거하면서 “이런 개혁 성과들이 몇몇 상황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고 했다.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요구하는 까닭은 ‘정부의 성과가 더 부각되고, 관련 개혁 추진에 동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다.

한 대표는 김 여사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도 거듭 밝혔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이 등 떠밀리지 않고 변화와 쇄신을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걸음이 특별감찰관”이라며 “특별감찰관은 관철돼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내달 초 의원총회를 열어 민주당이 협조하지 않고 있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여부에 관계없이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밟을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친윤계는 “대야(對野) 협상 카드인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연계 전략을 함부로 풀어선 안 된다”고 반발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지도 한 대표의 과제다. 한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서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 이재명 대표 범죄 혐의 방탄을 위한 폭력적 정치 행태 중단 등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에선 친윤계를 중심으로 “한 대표가 취임 100일 동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 ‘여·야·의·정 협의체’ ‘김 여사 리스크 해소’ 등 여러 제안을 내놓고 이재명 대표와 양자 회담도 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대표는 “저희의 자체적인 노력이 아무 의미가 없었다면 주목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저희가 요청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길을 찾기 위해서 대통령실에서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