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22일 민생경제점검 당정(黨政)협의회에서 정부와 함께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당정은 또 서민들의 금융 부담 또한 완화하는 방안도 우선적으로 마련하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당정협의회에서 “최근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준비하고, 서민·취약 계층에 대한 금융 안전망도 꼼꼼히 챙기겠다”고 했다. 이어 “정년 연장 등 근로 시간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도 당정이 차분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민생 경제 회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겨울철 복지 위기 가구 등 취약 계층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이날 당정협의회에는 한 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목감기로 병가를 낸 추경호 원내대표는 불참했다. 정부에서는 한 총리,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
정부 관계자는 “당에서 먼저 (대통령실 관계자 없이) 정부 측과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대통령실도 동의한 걸로 안다”고 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 대통령실 관계자가 불참하면서 민생 대책 논의에 힘이 제대로 실릴 수 없었다. 이날 내년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관련한 논의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지난 7월 한 대표가 당대표에 선출된 이후 당정협의회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실에서 참석에 소극적이었고, 한 대표 또한 불만을 외부에 표출하면서 당정이 함께 만든 정책적인 성과가 부진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의정(醫政) 갈등이 본격화되던 시기에도 당정협의회가 열렸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나오지 못했다. 당시에도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는 “대통령이 앞선 기자회견에서 윤·한(尹韓) 갈등에 대해 ‘같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관계가 좋아지지 않겠냐’고 했는데, 이제는 그런 모습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당 안팎에선 “한 대표가 좀 더 유연한 태도를 가져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홍철호 정무수석을 비롯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이 국민의힘 의원 30여 명과 함께 오찬을 했다. 한 참석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식사를 제안했고 새해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당정 협력을 다지는 이야기들이 오갔다”고 했다. 오는 25일엔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과 식사를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