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일 당시 이준석 가칭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탈당 및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뉴스1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가 지난 16일 이준석 의원 핵심 측근인 김철근 사무총장을 경질하자, 이 의원 측이 “허 대표가 당을 사당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 의원이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출마를 시사한 가운데 당내 갈등이 표출된 것이다.

이준석 의원은 지난 17일 밤 페이스북에 “고립무원의 지위에 놓인 사람이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어떻게 그렇게 단시간에 모든 사람에게 배척당하는지 의문”이라고 썼다. 이는 자기 측근인 김 사무총장을 해임한 허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개혁신당 당직자 노조도 성명을 내고 허 대표를 향해 “당의 근간인 사무처 당직자를 동지로 대우하지 않았다”며 “선사 후당 정치가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허 대표와 이 의원 측 사이에서 누적된 불만과 갈등이 이번에 폭발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허 대표 측 인사는 “허 대표는 ‘대통령을 만들 사람’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5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 선택을 받아 당선된 뒤 이준석의 정치적 미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김 사무총장이 허 대표의 정치 활동에 건건이 시비를 따지고 당대표 권한을 침범하려고 해 교체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의원과 가까운 개혁신당 관계자는 “허 대표가 다음 선거를 대비해 당 조직과 재정을 탄탄하게 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하루 1건씩 자기 관련 기사를 내라고 지시하는 등 당직자들을 자기 정치에 동원했다”며 “김 사무총장이 제동을 걸려 하자 되레 김 사무총장이 당무를 전횡한다고 몰아 해임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내 다수파인 이 의원 측이 허 대표를 고립시켜 자진 사퇴를 유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개혁신당은 19일 예정된 당 최고위원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기로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허 대표는 지난 1월 비례대표직을 던지고 국민의힘을 탈당해 이 의원이 주도한 개혁신당 창당에 참여한 핵심 인사 중 하나”라며 “허 대표와 이 의원 측근이 대립하는 양상의 당내 분열은 40대 기수론을 내걸고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한 이 의원에게 상처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