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허은아 당대표와 이준석 의원이 허 대표 사퇴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이 의원이 당원 투표를 통해 허 대표를 물러나게 하는 당원소환제를 추진하겠다고 하자, 허 대표가 “이 의원이 상왕 정치를 하고 있다”며 반발한 것이다. 작년 말부터 불거진 두 사람 갈등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이 의원은 12일 “당원소환제는 사이트 구축이 완료되면 바로 서명받는다”며 허 대표 해임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자 허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당대표는 이 의원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현재 개혁신당 사태의 본질은 간단하다. 내가 이 의원의 상왕 정치에 순응하지 않고 사무총장 임면권을 행사하려 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지난달 16일 허 대표가 이 의원 측근인 김철근 전 사무총장을 경질한 것을 계기로 이 의원이 허 대표 퇴진 추진에 나섰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이 의원은 김 전 총장을 통해 당 운영 전반에 대해 ‘상왕 정치’를 하려 했다”며 “김 전 총장은 당대표 권한을 무시하고 월권을 일삼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내가 먼저 허 대표에게 당무에 대해 연락하거나 요청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반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허 대표가 당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하고 소속 의원 3명 중 비례대표 2명에게 특별당비 5000만원씩을 내라고 했고, 지난 총선 때는 자기 숙소로 찾아와 비례대표를 달라고 울면서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 측은 “허 대표가 자기 인지도를 올리기 위해 당직자들을 개인 보좌진처럼 부린다는 당내 불만 등이 극에 달해 이 의원이 개입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작년 1월 이 의원이 창당을 주도한 개혁신당에 국민의힘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허 의원이 합류하며 두 사람이 한배를 탄 지 1년 만에 갈라선 형국”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