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유튜브 방송 ‘가짜 사나이’로 신드롬에 오른 이근 예비역 대위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에 반대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총검술 폐지정책’과 관련해서 개인 유튜버인 이 대위의 견해를 묻는다면 ‘국감이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국민의힘은 실전(實戰)상황을 잘 아는 이 대위의 얘기를 들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내달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이근 대위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총검술 폐지와 관련해서 경험이 풍부한 이 대위의 견해를 들어보자는 취지다. 미국 버지니아 군사대학 출신의 이 대위는 해군사관후보생 102기로 임관, 2009~2010년 소말리아에 파병되어 ‘인질 구출작전’ 등을 수행했다. 야당은 “국감에서 해적으로부터 예멘인 인질을 구출한 상황에서 총검술이 어떤 도움이 됐는지 이 대위에게 질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대위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거부하고 있다. 국정감사가 자칫 이 대위 인기에 편승한 ‘관심끌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정감사 증인 협상과정에서 민주당 측은 “총검술 폐지정책에 반대하는 개인 유튜버와의 문답(問答)은 국감을 자극적이고 희화화 시킬 우려가 있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육군은 신병 교육훈련에서 총검술을 단일과목에서 폐지하기로 결정했었다. 1946년 총검술이 국군에 도입된 지 73년만의 결정이다. 당시 육군 측은 “현대전이 적과 총검으로 싸우는 백병전이 아니기 때문에 2011년부터 총검술 교육 시행 여부를 각 사단장 판단에 위임했다”면서 “이후 총검술 단일과목 교육 대신 각개전투 교육 때 돌격단계에서 일부 총검술 동작만 숙달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 대위는 유튜브 방송에서 “총검술을 없애는 것은 잘못”이라면서 “없애기보다 현대화 개발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전에서 총기에 기능고장이 발생할 경우에는 권총 뽑는 것보다 그냥 (적을)찌르는 것이 빠르다. (전투력 향상에) 총검술은 상당히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혔었다.
같은 방송에서 그는 “여러 군부대에 교육·컨설팅을 할 때 느끼는 것은 많은 부대들이 군인들을 못 믿어서 그런지 병기는 묶어놓고 ‘엎드려 사격’만 시키더라”면서 “(그럼에도)많은 군인들이 사비(私費)로 전투장비를 사는 것에 감동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윗선에서 좋은 장비 도입에 예산을 확보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도 했다.
여의도 정가(政街)에서는 “민주당이 이 대위 국감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데에는 정치적인 계산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선 2030세대 남성으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이근 대위가 국감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방정책을 비판한다면 좋을 게 없다"며 “총검술 폐지에 부정적인 이근 대위를 처음부터 부르지 않는 편이 민주당에겐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으로 2014년 전역한 이 대위는 최근 유튜브 방송 ‘가짜 사나이’에서 실전을 방불케하는 혹독한 조련방식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 방송에서 “인성에 문제 있어?” “4번 훈련병은 개인주의야”와 같은 유행어도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