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장관이 30일 자신의 아들 서모(27)씨 군(軍) 휴가 연장 의혹이 검찰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자 그간 의혹을 제기한 야당과 언론에 “합당한 사과가 없을 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야권에서 “적반하장에 기가 찰 노릇” “거짓말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하라”라고 지적했다.

환한 웃음 지으며 국무회의 참석하는 추미애 장관/뉴시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방귀 뀐 X이 성낸다'라는 말이 있다. 추 장관의 적반하장에 기가 찰 노릇”이라며 “추 장관이 수사 관련 자료가 공개돼,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가 나자, 사과는 커녕 국민과 언론을 향해 겁박까지 하고 나섰다”라고 적었다.

장 의원은 “추 장관은 ‘합당한 사과가 없을 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협박도 서슴지 않는다”며 “저희들이 하고 싶은 말이고, 추 장관이 했던 거짓말에 대해 합당한 사과가 없을 시, 국민과 함께 후속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 의원이 말하는 ‘추 장관의 거짓말’은 추 장관이 이달 초 국회에 나와 아들 관련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추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아들 군 휴가 연장 문제와 관련 ‘보좌관이 전화를 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통화)이 있지 않다”고 했었다. 되레 “보좌관이 무엇 하러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후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도 “제가 (전화하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라고 시킨 사실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다시 말씀 드린다”고 했었다.

30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 병역 문제에 대한 입장문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쳐

그러나 검찰이 공개한 추 장관과 보좌관 간 휴대폰 메시지를 보면 아들의 두 차례 병가가 끝나기 직전마다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연락해 아들 휴가 연장을 지시하고 보고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 장관이 직접 보좌관에게 휴가 담당 장교 이름과 연락처를 전달하고, 보좌관은 ‘바로 통화했습니다’라고 결과를 보고하기도 했다. 국회 속기록상 추 장관은 아들 문제와 관련해 9월 한 달 동안 모두 27차례 거짓을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보좌관에게 지시한 적 없다고 국민 앞에서 27번이나 거짓말한 추 장관이다. 아들과 통화한 적 없다며 오히려 죄 없는당직 사병을 거짓말쟁이로 낙인찍었다”며 “남에게 사과를 요구하지 말고 추 장관이 먼저 국민에게 거짓말한 것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원희룡 제주지사는 “추 장관은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을 비판한 사람들을 향해선 ‘엄중한 책임을 지라’면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을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의 공세로 치부했다”면서 “이 사람은 자기 흠결을 ‘진영의 문제’로 확장시켜 여당 지지자들을 방패막이로 동원해 나라를 두 동강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추석 민심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추 장관 아들 무혐의에 대한 분노가 높은데, 추 장관은 연휴만이라도 국민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했다. 이어 “국회에서 27번이나 거짓말을 한 것부터 즉각 사과하라. 반드시 항고나 검찰 수사, 특검수사로 대응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