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경기지사가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야당을 겨냥하며 사용했던 ‘국민의짐’이라는 표현을 두고 20일 이 지사와 국민의힘 의원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박성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에게 “홍보 예산에 대한 야당 의원의 지적에 ‘일베 수준의 조작과 선동, 이러니 국민의짐’이라는 말을 했느냐”고 물었다. 이 지사는 “(정확히는) 제가 ‘짐이다’라고 한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짐이라는 조롱을 듣는 이유다’라고 말했다”며 “그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 없다”고 답했다.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토위 경기도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지사의 '국민의 힘 ,국민의 짐 되지 않길' 발언을 놓고 공방하고 있다. /경기도청

이 지사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남경필 전 경기지사 때와 비교해 정책 홍보비가 과다하게 지출됐다는 지적에 반박하며 ‘5만원 일식 먹고 된장찌개 먹은 10명을 밥값낭비라 비난하니..국민의짐이라 조롱받는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너무 정치적이지 않느냐”며 “제1야당의 당명을 ‘국민의짐’이라 표현하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하면 안 된다는 충고를 드린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이 “이 지사님이 국회에 충고를 할 수준과 위치가 되느냐”고 묻자, 이 지사는 “수준이 되는지 안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국민의 한 사람이라 충분히 말할 수 있는 위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 사람의 공방이 거듭되자 이헌승(감사반장) 국민의힘 의원이 “국감장에서 정당명에 대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조롱하는 듯한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불문율”이라며 “수감자로서 명확한 당명이 있음에도 ‘국민의짐’이라는 조롱어린 용어를 반복하고,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느냐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중하게 사과해 달라”고 했다.

이 지사는 “반장님 말씀이니 깊이 생각해보겠다”고 답했고, 국토위 국감은 정회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