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3일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치러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기 위해 당헌(黨憲) 개정에 나선 데 대해 “이낙연 대표가 머뭇거리지 않고 독배(毒杯)를 든 것”이라고 감쌌다. 박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헌 개정을 통한 후보 공천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도 욕을 먹게 되어있는 독배였고,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또 대권주자로서 민주당과 자신의 지지율 하락을 감내해야 할 외길이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민주당은 당헌의 ‘민주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잘못을 저질러 열린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에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후보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당헌 개정을 위해 ‘전(全) 당원 투표’를 실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9일 후보 공천 방침을 밝히며 “당헌 개정 여부를 전 당원 투표에 부쳐 별정하기로 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당 지도부가 당원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 전 대변인은 이에 대해 “당원에게 책임을 돌린 회피가 아니라 대표가 직접 결단했고 당원의 동의를 구했다”며 “당원의 집단지성은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신중해야 할 문제를 가장 신속하게 처리하고, 책임은 ‘정치적 운명’을 걸고 온몸으로 혼자 떠안았다”고도 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이 대표가 주요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거듭 말해 ‘엄중 낙연’으로 불리는 데 대해서도 “이 대표 리더십을 ‘엄중 낙연’이라고들 하는데 신중함을 우유부단함으로 치환하기 위한 조어에 불과하다”며 “(최근에는) 당대표 역할에 맞게 신중에서 ‘단호’로 변속하는 중”이라고 했다. 박 전 대변인은 지난 9월 이 대표가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