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 간판을 포기하고 범야권 시민 후보를 세우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당 밖의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군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부산 3선 장제원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우리의 이름으로 이길 수 없다면 시민 후보의 이름으로라도 이겨야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이길 수 있는 2%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우리의 49%를 헌납할 수 있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내년 보궐선거에서 진다면 (국민의힘은) 어차피 망할 정당”이라고 했다. 제1 야당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보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정당 대 정당’으로 맞붙어선 힘들다는 위기감이 있다. 당 경선준비위원장인 김상훈 의원은 이날 외부 인사에 대한 “완전한 문호 개방”을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날 “외부 인사는 유연성 있게 여지를 만들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호를 완전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대표, 금태섭 전 의원도 정부 여당이 잘못하고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선거 막판까지 가면 힙을 합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했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범야권 연대’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고 “야권이라는 게 국민의힘 말고 뭐가 더 있느냐”고 했다. 기자들이 “국민의당도 있지 않으냐”고 하자 김 위원장은 답하지 않고 웃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경선 규칙 관련해선 “시민의 의사가 가장 많이 반영될 수 있는 규칙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