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법고을 LX’ 사업 관련 예산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 사업 관련 예산은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재연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게 “살려주십시오라고 절실하게 말해보라”고 했던 것이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법원행정처가 (법고을 LX) 예산 배정을 거부했다”며 “박 의원의 반응이 궁금해진다”는 글을 올렸다.
조 의원은 이날 개최된 국회 법사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에서 ‘법고을 LX USB 제작 사업’을 위한 예산 배정(3000만원) 안건을 다룬 내용을 소개하면서 “결론적으로, 법원행정처가 예산 배정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뜻은 감사하지만, 박 의원이 마련해준다는 예산 규모로는 제작이 어렵다” “제작 등 준비과정을 철저히 살펴 필요한 경우에는 내년에 건의할 계획” “박 의원에게는 따로 설명을 드리겠다”고 했다고 한다.
조 의원은 “예산은 국민이 낸 세금이지 박 의원의 쌈짓돈이 아니어서 논란이 컸다”며 “짓궂은 생각이 든다. ‘살려주세요! 해봐’에 법원은 ‘그냥 죽겠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법고을LX USB 제작비용이 3000만원에서 0원으로 순감됐다”며 “법고을LX는 법 관련된 사람들에겐 빛나는 자료의 풀이다. 이 예산을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사위를 참 오래 했지만 예산 심사하면서 참 창피하다. 다리 하나 놓을 예산도 안 되는데 너무 짜게 심사한다”고 했다.
이에 조 처장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잘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하자 박 의원은 “좀 절실하게 말씀해보라. ‘의원님 꼭 살려주십시오’ 이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조 처장이 머뭇거리자 “아휴, ‘살려주세요’ 한 마디 하면 편할 것을 참 내 답답하게, 대법관님”이라고 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저의 뜻과 다르게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사과를 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