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이 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정도껏 하세요. 좀!”이라고 말했다.
박형수(왼쪽부터) 국민의힘 의원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12일 정치권에서 화제를 모은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성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타박’하는 영상이었다.

정 위원장은 이날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추 장관이 야당인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 질의 도중 말을 끊고 답변에 나서 설전(舌戰)을 벌이는 일이 반복되자 “질문은 듣고 답하라”고 했다. 추 장관은 “그렇게 하겠지만 질문이 모욕적일 경우 위원장께서 제재해달라”고 반발하자 정 위원장은 “그런 (모욕적인) 질문은 없었다” “정도껏 하십시오 좀!”이라고 역정을 냈다. 여당 소속 국회 특별위원장과 장관이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언쟁을 벌인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박형수·추미애 두 사람의 설전과 정성호 위원장의 ‘개입’은 이날 처음 있었던 일이 아니다. 지난 9월 1일 열린 국회 예결위 1차 회의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 추 장관 아들의 탈영 의혹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추 장관은 야당인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전체를 싸잡아 공격했고, 여당 소속인 정 위원장이 추 장관에게 “다른 관계없는 것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마시고, 질의에 대해서만 답변해 달라”고 한 것이다.

발단은 박 의원이 추 장관 아들의 ‘탈영 의혹’에 대해 질의하면서였다. 박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이 소속됐던 부대 관계자에 대한 검찰 조사 관련 보도를 언급하며 “당시 추 장관의 보좌관이 이렇게 전화를 한 사실은 맞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추 장관은 “그런 사실이 있진 않다”며 “이 부분에 대해 제가 뭐라고 언급을 하면 제가 말씀드리는 것도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질의하신 위원님께서 말씀하시는 것도 수사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이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추 장관은 “수사 중이기 때문에, 수사하면 명명백백 밝혀질 것 아니냐”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수사하면 명명백백 밝혀질 일인데 장관님은 그동안 법사위에 출석했을 때 얘기를 했지 않느냐”라며 “오늘 이 질문에 대해서만 답을 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그런 얘기냐”라고 했다. 이에 추 장관은 “법사위에서도 똑같이…”라고 맞받았고, 박 의원이 “장관님, 제가 지금 물어보는 것은”이라고 하자 추 장관은 말을 끊고 “법사위에서도 똑같이 수사에 관해 제가 ‘수사 중이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설전을 이어갔다. 추 장관은 “위원님이 자꾸 언론을 끄집어 와서 자꾸 (질의)하는 것도 수사에, 특정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하자 박 의원은 “저는 장관님한테 질문하는 것조차 이번이 처음이다. 장관님과 얘기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추 장관은 “아니, 미래통합당은 지금까지 법사위나 예결위나 무슨 대정부질의에나 단골 메뉴였다. 인사청문회부터”라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미래통합당에 의원이 한 사람(뿐)이냐”라며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으니 새로운 사실을 당연히 질문할 수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언쟁이 격해지자 정 위원장이 나섰다. 그는 추 장관을 향해 “박형수 위원이 질의하는 거니까 다른 관계없는 것에 대해서는 말씀하지 마시고, 질의에 대해서만 답변해 달라”고 했다.

추 장관은 그동안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 의원들과 격한 설전을 벌이면서 “억지와 궤변을 책임질 수 있느냐” “저에게 시비 걸려고 질문하는 것 아니지 않으냐” 등 ‘버럭 답변’으로 논란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