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7일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갑론을박했다. 유력 대선 주자들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이를 탐탁지 않아 하는 상황이다. 당장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대선도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17일 당내에선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유력 주자들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 초선 박수영 의원은 “명성으로 대권에 가겠다는 것은 실력과 실적을 중시하는 보수의 주자로 적합하지 않다”며 “서울시장으로 성과와 업적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대권에 가야 찍는 유권자들도 안심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러나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에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다. 유 전 의원은 전날 ‘희망 22’ 사무실을 열며 대선 도전을 시사했다. 안 대표도 서울시장 선거보다는 대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지난 12일 “대선 시간표에 놓고 모든 계획을 맞춰야 한다”고 했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의 광화문 광장 개조 공사 착수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5개월짜리 대행이 800억원 세금이 드는 공사를 왜 강행하느냐”고 했다. 민주당에서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은 야당의 경선 룰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출마 여부는) 본인들이 판단할 사항”이라고만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 총회에서 경선 룰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80%까지 높이자는 데는 의원들이 큰 틀에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금 전 의원에 대해 “힘을 합치는 것은 가능하다”면서도 “금방 민주당을 탈당한 사람이 금방 이쪽으로 와서 후보가 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와 비슷한 지지율을 얻을 때는 단일화가 가능하지만 격차가 클 경우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취지로 해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