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이명박, 박근혜 전직 대통령 2명이 동시에 구속된 것에 대해 국민에 간절히 사죄한다”고 했다. 보수정당 당 대표가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過誤)를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두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상태에 대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국가를 잘 이끌어가라는 공동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국민에게 위임받는다. 대통령의 잘못은 곧 집권당의 잘못”이라면서 이 같이 사과했다. 그는 200자 원고지 8매 분량의 ‘대국민 사과문’에서 사과, 사죄, 용서, 반성과 같은 단어만 10여 차례 언급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당시 저희 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못했으며 통치권력의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제어하지 못한 무거운 잘못이 있다”면서 “대통령을 잘 보필하라는 지지자 열망에도 제대로 보답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오히려 야합했고 역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하나 되지 못하고 분열을 했다”고도 했다.

또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탄핵 받아 물러났으며 자숙해야했으나 반성과 성찰의 마음가짐이 부족했다”며 “그런 구태의연에 국민들이 느낄 실망감에 고개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수감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뉴시스

김 위원장은 “정당의 뿌리부터 다시 만드는 개조와 인적쇄신을 통해 거듭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지난 몇 번의 선거를 통해 국민여러분께서는 저희당에게 준엄한 심판의 회초리를 들어주셨다”며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고 반성하는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기회를 빌어 반성하고 사죄하며 우리 정치의 근본적 혁신의 방향을 모색하는 과제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국민의 힘으로 희망을 만들기 위해 민생과 경제에 대한 한층 진지한 고민을 하고 준비하겠다”고 했다.

또 “이 작은 사죄의 말씀이 국민여러분의 마음에 맺혀있는 오랜 응어리를 풀어드릴 수는 없겠지만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고개 숙인다”며 “저희가 이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다”며 거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