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국민의힘이 당내 최다선 정진석(5선, 충남 공주·부여·청양) 의원을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또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공천위원으로 합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서울시장에 불출마할 공산이 크다.

이날 복수의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최근 정 의원을 만나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직을 맡아달라”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 의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당 안팎에선 “충청권 핵심인 정 의원을 발탁한 배경에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 진출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 정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윤 총장의 정계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인사로, 지난 총선 유세 기간에도 “고향 친구 윤석열을 지킬 것”이라고 했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장은 정 의원이 내년 ‘미니 대선’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뿐만 아니라 나아가 2022년 차기 대선에서 윤 총장의 ‘충청 대망론’을 기획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0.10.8/연합뉴스

5분 부동산 연설, 12시간 47분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기록으로 화제를 모은 윤희숙 의원에게도 공천관리위원 참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의원이 공천위원을 맡는다면 자연스럽게 서울시장 불출마로 가닥이 잡히게 된다. 앞서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에 참여했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공천관리위원 물망에 올랐지만, 이 교수가 거절했다고 한다.

공천위원장이 사실상 내정되면서 국민의힘은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보궐선거 체제로 돌입할 전망이다. 이날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늦어도 내주에는 공천위가 출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비대위원은 “서울시장만큼은 우리가 (혁신적인 후보로) 전략 공천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문제는 당에서 전략 공천을 할 만한 ‘확실한 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도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는 경선이 순리에 맞는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