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코로나 백신을 만드는 글로벌 제약사 책임자들의 참고인 채택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코로나 백신 물량이 충분히 확보됐는지, 언제쯤 맞을 수 있는지에 대한 야당 질의를 원천 봉쇄한 셈이다. 야당은 “K방역 홍보에 1200억원 혈세를 퍼붓던 정부·여당이 정작 생명·건강에 직결된 긴급 사안에 대해선 국민 눈과 귀를 가리려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22일 열리는 권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코로나 백신 제조사인 한국 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 대표이사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복지부 장관 후보자 면전에서 글로벌 제약사 측에 코로나 백신 협상 과정, 공급 시기·물량 등을 묻겠다는 취지다. 코로나 백신을 언제쯤, 얼마나 구할 수 있는지를 가감 없이 밝히겠다는 것이 야당 입장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장관 후보자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등의 이유로 참고인 채택은 불가(不可)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인사청문회법은 증인·참고인에게 청문회 5일 전에는 출석요구서가 송달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까지 민주당이 참고인 채택을 거부함에 따라 권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글로벌 제약사 측은 출석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지난 10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제니차에서 촬영한 화이자의 로고와 코로나19 백신 모습/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복지부 장관 청문회는 곧 코로나 백신 청문회나 다름없다” “글로벌 백신 업체의 청문회 출석을 막는 저의가 의심된다”면서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실제 정부·여당 측은 코로나 백신 공급 시기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하고 있다. 최근 복지부는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코로나 백신의 구체적인 공급 시기·물량은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국가 간 백신 확보 경쟁 등의 이유로 제약사들이 비공개 요청한 데 따른 것”이라고 했다. 국회 복지위 민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도 전날 당회의에서 “미국·영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해서 우리가 부러워하는 것이 맞느냐”면서 “백신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까지 잘 유지해온 K방역을 흐트러트릴 뿐”이라고 했었다.

이에 대해 이종성 의원은 “코로나 백신 확보는 국민 건강을 책임지는 차기 복지부 장관의 지상(至上) 과제”라면서 “민주당은 혹시라도 ‘선진국들이 코로나 백신을 모두 입도선매해서 내년에도 접종이 어렵다’는 제약사 답변이 나올까 두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