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0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서울의 시민후보, 야권 단일후보로 당당히 나서서 정권의 폭주를 멈추는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차기 대통령 선거를 포기하고 서울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며 “반드시 저는 선거에서 이기고 좋은 시정을 통해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다음 대통령선거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와 미래에 대한 구상을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중도실용 정치로 합리적 변화와 개혁을 실현하자 했다”며 “그러나 ‘내년 서울시장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지 못하면 다음 대선은 하나 마나 할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대한민국은 돌이킬 수 없을 것’이라는 많은 원로분들의 충정 어린 말씀이 계셨다”고 했다. 안 대표는 “결자해지(結者解之), 묶은 사람이 풀어야한다는 말씀에 참으로 송구스러웠다”고도 했다. 안 대표는 2011년 지지율이 50%가 넘었지만, 서울시장 야권 후보를 박원순 당시 변호사에게 양보했었다. 그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사실상 대선 출마를 하지 않는것이냐'는 질문에 “제가 대선을 포기하고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한 배경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떠나며 지지자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이덕훈 기자

안 대표는 ‘코로나'와 ‘부동산 문제'를 확실히 잡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강력한 방역과 빈틈없고 확실한 보상을 통해 저, 의사 안철수가 코로나19 확산, 빠른 시일 내에 확실히 잡겠다”며 “방역의 주역인 의료진과 국민들의 협조 속에서 방역체계를 완비하고 충분한 의료역량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도 “부동산시장을 정상화시켜 주거의 꿈을 되살리고, 세금 폭탄은 저지할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주거 복지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가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으로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전임 시장과 그 세력들의 파렴치한 범죄를 심판하는 선거”라며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멈춰있는 서울을 다시 세계 속에서 앞서 나가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선거”라고 했다. 안 대표는 또 “음흉한 범죄와 폭력의 공간이었던 서울시청 6층을 열린 행정, 투명행정의 새로운 공간으로 확 뜯어고치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 9년간의 서울시정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시정을 사유화한 세력들의 책임을 묻겠다”며 “그리고 시민을 속이는 정치는 샅샅이 찾아내서 뿌리를 뽑겠다”고 했다.

대선 주자로 꼽혀왔던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 전체 선거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선을 그어온 안 대표는 이날 입당 가능성도 열어뒀다. 안 대표는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을 받고 “열린 마음으로 이길 수 있는 최선의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고 했다. 안 대표가 야권 단일 후보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 명확한 만큼, 입당 가능성까지 열어둔 것으로 해석됐다. 여당 후보와 1대1 구도를 만들기 위해 국민의힘, 국민의당을 포함한 야권이 하나의 후보로 뭉치자는 취지다. 안 대표는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 협상을 벌였지만, 최종 단일화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