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틀을 세우겠다”며 아동·노인·의료·교육·문화 분야를 망라하는 이른바 ‘국민생활기준 2030’ 복지 구상을 제안했다. 차기 대선 도전을 겨냥해 ‘이낙연표 복지’ 공약을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新)복지제도로 ‘국민생활기준 2030’을 제안한다”면서 아동수당 지급 확대, 전(全) 국민 상병(傷病)수당 도입, 온종일 돌봄 비율 40%로 확대, 공공 노인요양시설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특히 “현재 만 7세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선진국 수준인 만 18세까지 확대하길 제안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복지 분야 전문가 등을 만나 복지 공약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연초 전직 대통령 사면론으로 민주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고, 최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선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이에 최근 손실보상제 등 이른바 ‘상생 3법’ 추진과 함께 이날 복지 공약 공식화를 반전의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의 ‘국민생활기준 2030’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다. 이 대표는 연설 후 “‘국민생활기준 2030′은 문재인 정부 들어 민주당이 제시한 최초의 국가적 비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이낙연표 복지 구상에 없느냐’는 물음에 “(기본소득은)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다”며 “기본소득은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민생활기준 2030′은 2030년까지 달성할 국가의 목표”라며 “사회적 논의·합의를 구체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범국민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구체적인 정책 추진 계획이나 재원 마련 방안이 빠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18세까지로 확대할 경우, 연간 예산이 현행 3조원대에서 6조원 이상 늘어 약 1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대선 공약성 정책을 당대표 자격으로 국회 연설에서 발표하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혈세로 생색내는 조삼모사 정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