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9일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국회의원 사찰에 대한 진상을 낱낱이 공개하고 관련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대변인은 이날 오전 11시 25분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가진 현안 브리핑에서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18대 국회의원 전원에 대한 사찰 문건이 존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면서 “사찰 문건 작성을 위해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국가기관이 총 동원되었다는 가히 충격적인 정황도 함께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전날 SBS는 ‘8시 뉴스’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18대 국회의원 모두를 상대로 개인 신상 정보가 담긴 문건을 만들었고 지금도 그 문건을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도 9일 자 1면 기사로 ”MB 국정원이 18대 의원 전원 등 1000여명 사찰했다”고 보도했다.

신 대변인은 “그 동안 드러난 이명박 정부의 불법사찰은 민간인, 국회의원, 연예인, 언론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자행되었다”면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비판한 국회의원의 지인, 이름 없는 산부인과 병원도 사찰 대상이었다는 사례를 종합해 보면, 이명박 정부 국정원은 세계적 독재자였던 히틀러의 반대 세력 사찰기구였던 게슈타포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동남권 신경제엔진 추진전략 발표 및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참석자들을 부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그러면서 “국정원 고위 관계자의 구체적 사찰 정황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해당 사찰문건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가기관의 대국민 불법사찰 만행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이와 관련해 지난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기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문화, 종교계 인사와 야당 인사들을 불법적으로 사찰한 내용을 담은 이른바 국정원 ‘존안 파일’에 대해, 당사자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처음 확정된 바 있다”고 했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통합방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신 대변인은 “국회는 정보위원회에서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불법사찰 관련 자료를 공개할 것을 의결해야 한다”면서 “국회의원에 대한 불법사찰이 왜, 무슨 목적으로, 누구의 지시로 자행됐는지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전신인 한나라당 정부의 불법사찰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 협조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국정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개혁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신 대변인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기 10여분 전 입장문을 내고 “국정원은 18대 국회의원 전원 신상 정보가 담긴 동향 파악 문건의 전체 목록 및 내용을 확인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 내곡동 국정원 본관과 그 앞의 원훈석(院訓石). '소리 없는 헌신(獻身) 오직 대한민국 수호(守護)와 영광(榮光)을 위하여'. /국정원 조선일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