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빈소에서 조문을 마친 뒤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당헌(黨憲)에 규정된 대선(大選) 후보 선출 일정을 연기하자는 말이 나오면서 15일 논란이 확산됐다. 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이날 “당 지도부가 경선 연기를 논의한 바 없다”며 “소설”이라고 했지만, 친문(親文) 진영에서는 “연기할지 말지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유불리에 따라 정략적으로 경선 일정을 흔드는 순간 내전(內戰)”이라며 반발했다.

민주당 당헌은 대통령 선거일 ’180일 전'까지 후보 선출을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당헌에 맞추려면 늦어도 7~8월 경선을 치러 9월 초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경선을 연기하자는 쪽에서는 야당에 비해 너무 일찍 후보를 확정해서 얻을 이득이 없고, 예정에 없던 4월 재·보궐선거에 코로나 사태까지 겹친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친문 핵심 관계자는 “특수 상황인 만큼, 전 당원 투표로 당원들 생각을 확인해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이 지사 측은 “경선 연기는 누가 봐도 현재 1등인 이 지사 견제 목적”이라며 반발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정치적 목적을 갖고 판을 흔들면 당이 내분에 휩싸이고 극심한 혼란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 측은 경선 연기 주장이 정세균 국무총리나 ‘드루킹 댓글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 등 잠재적 대선 주자들에게 이 지사를 따라잡을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의도라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날 언론에 공지 문자를 보내 “경선 연기는 논의된 바도, 검토된 바도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지만, 민주당 당원만 이용 가능한 당 홈페이지 권리당원 게시판에서도 “경선 연기 찬성한다, 온라인 투표 해보자” “경선 연기는 일정 변경이 아닌 ‘정상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를 두고 당내에선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경선 일정을 다투기 시작하면 자칫 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