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서울 상암동 채널A에서 단일화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이 18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 첫 TV토론에서 문재인 정부, 더불어민주당을 두고 ‘내로남불 정치’라고 표현하며 비판했다. 두 후보는 여권에 대해선 한목소리로 공세를 이어갔지만, 소상공인 살리기 방안과 퀴어 축제 등을 두고서는 충돌했다.

이날 안 대표는 문 대통령의 취임사(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에 대해 “제가 2002년 대선 때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 약자의 보호’에 대해 얘기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문재인 정부 캠프에서 그걸 그대로 갖다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다른 여러 가지 저희 캠프에서 고민한 정책들을 많이 갖다 썼지만 표현만 갖다 쓰고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세간에선 문도리코(문재인 대통령+복사기 등 사무기기 업체명)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했다.

금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의 취임사는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될 것”이라며 “너무 옳은 말이고 너무 정반대로 배신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은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서로 싸우게 한 것”이라며 “생각 다른 사람을 적폐, 친일파, 토착왜구로 몰아붙이고 앞장서서 부추겼다. 이번 선거는 문 정부의 잘못과 무능을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지원 방침을 두고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금 전 의원은 “내가 서울시장이 된다면 매달 소상공인들에게 6개월동안 월 200만원씩 임대료를 지원하겠다”며 “4조9200억원 정도 드는데 서울시가 3조 내지 4조 정도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그렇게 되면 서울 지방채 비율이 26%가 넘어버리게 된다. 지방채를 늘리는 것은 제대로 된 재정 확보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코로나로 하지 못한 행사를 조정하는 등 시 세출 구조조정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금 전 의원은 “지금은 재정을 신경쓸 때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동성애자 등 성(性) 소수자와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참가하는 ‘퀴어 문화 축제’를 두고서도 충돌했다.

금 전 의원은 “정치권이 소수자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표만 계산하고 정치적 유불리를 따졌다”며 “우리가 제3지대에서 단일화하는 것은 어려운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인권 문제에 대해 글로벌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안 후보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안 대표는 “자기 인권 뿐 아니라 타인의 인권도 굉장히 소중하다”며 “퀴어 축제를 광화문에서 하게 되면 거기는 자원해서 보려고 오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여기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시는 분들도 계신다”며 “그분들은 원하지 않는 분들도 계신다. 저는 그런 분들까지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금 전 의원은 “정말 방금 말씀하신 것을 들었더니 우리 사회가 차별 없는 사회로 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겠다. 대단히 실망스럽다”고 평했다.

안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저는 말 잘하는 해설사보다, 일 잘하는 해결사가 되는 것이 제가 지금까지 지향해온 방향”이라며 “코로나 방역 문제라던지 일자리 문제라던지 민생 해결 문제라던지 여러가지 문제 산적해있다. 이런 문제들 의사로서 또 일자리 만들어본 벤처기업가로서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다고 저는 확신한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은 “낡은 방식으로 못 고친다. 누구하고나 말 통하는 사람 자기 말 책임지는사람 실제 변화 만들어 낼 사람이 필요하다”며 “오늘 누가 문 정부를 심판할 수 있는지, 답답한 우리 사회를 확 바꿀수있는지 여러가지로 판단하셨을걸로 생각한다”고 했다.

두 후보는 25일로 계획했던 2차 토론을 할지는 추후 실무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