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가 지난달 21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둘러보는 모습. 그의 뒤편 비행기 조형물에 '우리는 살고 싶다'는 신공항 건설 반대 시위 문구가 쓰여있다. /연합뉴스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진에 앞장서는 여야(與野) 정치인들이 부산에 가면 ‘성지(聖地)’처럼 찾아 기념 촬영하는 장소와 전시물이 있다. 가덕도가 내려다보이는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와 그곳에 설치된 ‘비행기 조형물’이다.

하지만 비행기 모형은 지난해 말부터 ‘우리는 살고 싶다’ 등 신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환경단체의 시위 문구로 뒤덮여 있다. 올해 내내 정치인들이 가덕도 신공항 홍보용으로 찍은 사진의 배경물이 사실은 공항 반대의 상징물이 됐던 셈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당 관계자들은 지난 1월 21일 대항 전망대에 올라 가덕도신공항 예정지를 바라다보고, 비행기 조형물 앞에서 당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이 조형물 표면에는 ‘No Plane No Pain(비행기가 없으면, 고통도 없다)’ ‘우리는 살고 싶다’ 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일 이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를 바라보는 모습. /뉴시스

이 조형물은 2016년 가덕도 신공항을 찬성하는 지자체들이 설치했다. 하지만 국내 환경단체인 ‘청년기후긴급활동’ 측은 지난해 11월 26일 여야 의원이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을 발의하자, 이에 반대하며 이 조형물에 이 같은 문구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대항 전망대’는 여러 환경 단체들의 주요 시위 현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