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잘 모르겠다” “보지 못 했다”며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박 전 시장 피해자는 이날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와 “‘피해 호소인'이라는 말로 2차 가해를 한 사람들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를 요청했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가 남인순 의원을 당 차원에서 징계해달라고 했다’는 질문이 나오자 “그거 관련해서는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관련 질문에 “내가 잘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박성준 원내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의) 기자회견 관련해서 제가 언급할 내용은 없다”라고 했다. 이어 “(박영선 후보) 캠프에서 대응에 대한 부분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입장이 없다기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은 피해자의 진정어린 사과 요구에 책임있게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재보궐 선거가 왜 시작되었는지 모두 다 잊어버린 것이냐”며 “‘잘못한 일에 진심으로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용서하고 싶다'는 피해자의 말에 민주당은 책임있게 응답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서도 “여성정책을 발표하던 날, 피해자에게 사과는 했으나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며 “당내 정치인들에 의해 비롯된 문제들에 대해서도 없는 일 마냥 취급했다. 진정성도, 후속조치도 없는 텅빈 사과”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