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과 가족·보좌진 등의 땅 투기 의혹이 최근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LH 투기 사건 파장이 커지자 특검과 ‘부동산 적폐 청산론’까지 꺼냈지만, 당내 투기 의혹 사례들이 드러나면서 역풍을 맞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지난 8일부터 국회의원 등의 3기 신도시 부동산 보유 여부 등과 관련해 자체 조사에 들어갔지만 18일까지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민주당에선 지난 2일 LH 땅 투기 의혹 폭로 이후 이날까지 본인이나 가족의 투기 의혹이 제기된 현역 국회의원만 7명에 이른다. 전날 새롭게 투기 의혹이 나온 임종성 의원은 누나와 사촌, 보좌관 출신인 이모 경기도 의원의 아내 등 4명이 2018년 경기 광주시 고산2택지지구 주변 땅(6409㎡)을 공동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의원은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이었다. 땅 매입 직후 시(市)가 도시관리계획 변경안을 고시하고 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토지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원은 이날 “사죄드린다. 토지 매입 사실은 보도를 통해 알았지만 도의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임 의원은 처음엔 “누나와 사이가 좋지 않아 연락도 잘 안 한다”며 “땅을 산 것도 몰랐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모친(경기 광명), 김경만 의원의 아내(경기 시흥), 양향자(경기 화성)·서영석(경기 부천) 의원, 김주영 의원 아버지(경기 화성), 윤재갑 의원 아내(경기 평택) 등의 신도시 관련 투기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이들은 대부분 “가족의 매입 사실을 몰랐다”거나 “신도시와는 무관한 만큼 투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현역 의원뿐만 아니라 장관 보좌관, 광역지자체장 가족 등의 땅 투기 의혹도 불거졌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지역 보좌관이던 A씨의 아내는 경기 안산 상록구 장상지구 토지 1550㎡를 정부의 ‘신규 택지 추진 계획’ 발표 한 달 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 상록갑이 전 장관 지역구다. 이 보좌관은 지난 9일 건강상 이유로 면직 처리됐다. 전 장관 측은 보좌관 투기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는 “악의적 가짜 뉴스”라며 강력 반발했지만, 전날 국회에선 전 장관이 “투기냐 아니냐를 제가 알기 어렵다”고 했다.

또 민주당 소속 송철호 울산시장의 아내는 2009년 경기 용인시 임야 3504㎡ 중 393㎡를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시장 측은 “배우자가 교수 시절 제자의 권유로 구입한 것이며, 땅도 안 보고 샀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