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보궐선거에서 군소 후보들은 저마다 기본소득, 성 소수자 보호 등의 공약을 내세우면서 존재감 부각에 집중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을 제외한 서울시장 후보는 10명, 부산시장 후보는 4명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는 양당 후보를 제외하면 기호 6번 기본소득당 신지혜, 기호 7번 국가혁명당 허경영, 기호 8번 미래당 오태양, 기호 9번 민생당 이수봉, 기호 10번 신자유민주연합 배영규, 기호 11번 여성의당 김진아, 기호 12번 진보당 송명숙, 기호 13번 무소속 정동희, 기호 14번 무소속 이도엽, 기호 15번 무소속 신지예 후보가 출마한다.
이름 알릴 기회를 먼저 쥔 것은 민생당 이수봉 후보다. 공직선거법상 ‘직전 선거에서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자격’으로 지난 30일 TV 토론에 출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민주당 박영선 후보에게 “박원순 전 시장 때문에 보궐선거를 하게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겨냥해서는 “범야권 단일 후보라고 하는데, 야권에서 나온 후보가 10명이 넘는다”고도 했다. 민생당은 TV 토론 이후 논평에서 “‘모두까기' 달인 이 후보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했다.
페미니즘을 간판으로 내건 후보들도 있다. 스스로 ‘페미(니스트) 시장’으로 소개한 기본소득당 신지혜 후보,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최초의 페미니스트 후보’라며 나섰던 무소속 신지예 후보가 대표적이다. 두 후보의 이름이 비슷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누가 진짜 페미니스트냐”는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여성의당 김진아 후보는 이번 보궐선거가 전임 시장의 성 비위로 실시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김 후보는 서울시장 직속 여성 폭력 대응 기구 설치를 약속했다. 미래당 오태양 후보는 첫 양심적 병역 거부자 서울시장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미래당은 지난해 방송인 김제동씨가 500만원의 정치 후원금을 낸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진보당 송명숙 후보는 기후 공약으로 강남 테헤란로를 2차선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국가혁명당 허경영 후보는 미혼자 전원에게 매달 20만원의 ‘연애수당’을 주겠다는 이색 공약을 내놨다.
신자유민주연합 배영규 후보는 100만평에 이르는 문화예술공원 조성, 무소속 정동희 후보는 부동산 가격 13% 하락을 공약했다. 무소속 이도엽 후보는 ‘촛불혁명완수’를 첫 손에 꼽았다.
부산시장 군소 후보로는 기호 6번 미래당 손상우, 기호 7번 민생당 배준현, 기호 8번 자유민주당 정규재, 기호 9번 진보당 노정현 후보가 출마했다. 보수 성향의 정 후보는 ‘언제까지 국힘당 인질로 살 것입니까’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선관위에 따르면 시장 선거 후보자는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거나 득표율이 15% 이상이면 기탁금 5000만원을 전액 돌려받는다. 득표율 10~15%면 절반 반환, 9% 이하면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양강(兩强) 구도가 형성된 이번 선거에서 군소 후보들은 기탁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