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지난해 4·15 총선 참패 이후 “‘꼰대 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내부 위기 의식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830세대(1980년대생, 30대, 2000년대 학번)’ 정치인 양성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하자 정치권에선 “야당의 ’830세대' 정치인이 2030세대와 적극 소통하면서 지지 여론을 불러일으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2030 시민유세단’을 조직한 이준석(36)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 본부장을 맡은 그는 “청년들의 분노 투표를 독려해야 한다”며 SNS로 유세 현장에 참가할 청년들을 모집했고, 이번 선거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작년 총선 당시 서울 노원병에서 낙선한 이 전 위원은 그동안 당 혁신을 주장해왔다. “지금까지 야당은 60대 이상, 20대 일부라는 불균형한 지지층을 가졌던 한계가 있었다”며 “야당도 2030 세대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선거에서 확인했다는 점에서 얻은 바가 크다”고 했다.
김수민(35) 국민의힘 홍보본부장은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내세우려는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표현해 젊은 층의 공감을 얻었다는 평을 받았다. 광고 업계에서 키운 창의력으로 선거용 현수막, 백드롭(당 회의실 배경 현수막) 제작을 주도했다. 선관위의 여권 편향적 결정을 비꼰 ‘이번 보궐선거 왜 하죠’ 백드롭은 정치권에서 화제가 됐다. 2016년 30세에 20대 국회 최연소로 입성한 그는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국민의힘에서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다.
김재섭(34), 김병민(39)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30대 청년 시각에서 당내 문제를 지적해왔다. 작년 말 정당 사상 최초로 ‘당내 당’인 ‘청년의힘’을 창당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김재섭 위원은 “청년들이 소신을 펼칠 수 있도록 당내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