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코로나 백신 부족 사태와 관련, “가짜 뉴스가 국민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여권에선 “야당과 언론이 백신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백신과 관련해 근거 없는 주장이나 낙관론을 거듭해온 정부·청와대가 진원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작년 11월 화이자·모더나 백신 도입 지연과 관련, “두 회사에서 오히려 우리에게 빨리 계약하자고 재촉하는 상황”이라며 “백신 확보에서 불리하지 않은 여건”이라고 했었다. 이에 김어준씨의 ‘딴지일보’에선 화이자·모더나가 우리 정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사정하는 만평까지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5개월 만인 지난 20일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들의 요구가 매우 무리했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정반대 얘기를 했다. 정부는 작년 9월 “백신 안전성·유효성이 완전히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둘러 선구매 계약을 하면 우를 범할 수 있다”고 했지만, 11월엔 “선입금을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충분하고 되도록 많은 양을 확보·구매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동안 방역·백신 낙관론을 펴왔다. 작년 12월 9일 “정부가 확보한 백신 4400만명분은 우리 국민 집단면역에 충분한 양”이라며 “드디어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선 “백신은 충분히 빨리 도입되고 있고, 충분한 물량이 확보됐다”면서 “접종 시기, 집단면역 형성 시기 면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결코 늦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작년 12월 청와대 내부회의 등에선 “그간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지시를 몇 번이나 했는데, 여태 진척이 없다가 이런 상황까지 만들었느냐”는 취지로 참모들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은 청와대 입성 전인 작년 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백신과 관련, “한국은 지금 그렇게 급하지 않다”거나 “아스트라제네카가 있다면 화이자·모더나 쓸 나라는 없을 것” 등의 발언을 했다. 김어준씨도 “화이자의 마케팅에 우리가 넘어갈 이유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