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3일 라디오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최근 러시아의 코로나 백신인 스푸트니크V 공개 검증을 요청한 것과 관련, “이 지사는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중요한 일원이다. 중대본에서 그런 문제를 얘기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의 요청이) 번지수가 틀렸다고 보느냐’는 진행자 물음에 “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이 지사를 향해 강하게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그러면서 “스푸트니크 백신은 당장 급하지 않다고 생각해 도입하지 않은 것”이라며 “무작정 계약했는데 남으면 누구 책임인가”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해서도 “그분은 검사밖에 안 해봤다. 검사는 정치적 중립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인데, 자기 임기도 다 안 마치고 중간에 사임해서 정치로 직행한다? 그걸 곰곰이 생각해 보면 국민들이 계속 박수를 치겠느냐”고 했다.
그는 윤 전 총장 지지도와 관련, “그분이 쌓은 업적을 갖고 지지도가 만들어진 게 아닌 반사이익 측면이 크다. 반사이익이라고 하는 것은 내용물이 없다”고 했다.
또 최근 자신의 낮은 지지율과 관련해선 “지지도는 결정적일 때 있어야지 미리 지나가버리면 소용없다. 1년 전에 높은 지지율을 보이다가도 순식간에 사라진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했다.
정 전 총리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지난 21일 청와대 오찬에서 꺼내 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과 관련해선 “국민들이 공감대를 만들어줘야 가능한 일로,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이 동의해주지 않는데 그런 결정을 대통령이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이 화이자·모더나 등 자국산 코로나 백신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우리와 계약된 게 있고 납품하겠다는 약속도 있다. 미국이 금수조치를 취하면 그걸 가로채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 건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미국민만이 아닌 세계인을 위한 것”이라며 “계약을 제때 했는데, 미국이 그걸 가로챈다면 우리는 구경만 하고 있나. 미리 외교적 노력과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근 백신 부족 논란과 관련, “너무 성급하게 국민 불안을 조성하는 게 아닌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