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30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았다. 유 전 의원은 비례대표 포함, 대구 지역구에서 도합 4선(選)국회의원을 지냈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1대 총선에서 불출마했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선에 제 모든 것을 쏟아 붓고 끝까지 노력해 야권 전체의 단일 후보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든, 당 밖의 누구든지 경쟁해 후보들 중 가장 경쟁력 있고, 자격 있다 생각하는 한 사람을 선출해 그 사람을 중심으로 정권을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당 밖의 인사의 이름을 따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야권의 차기 대선후보군 가운데 지지율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윤 전 검찰총장 영입과 관련해서는 “지금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른것 아니냐”면서 “윤 전 총장이 어떤 길을 걸을지는 모르겠지만 제1야당이 쇄신하고 변화하는 것이 먼저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국민의힘으로 들어오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이 대구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가진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약 5년 만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탄핵의 결정에 대해 잘못됐다거나 후회하지 않는다”며 “그런 상황이 다시 오더라도 다시 그렇게(탄핵)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권교체를 원한다면서 서로 싸우면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민주당 정권 사람들”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면서 손을 잡고 화해를 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대오로 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유 전 의원이 기자회견장 앞에는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탄핵 무효” “보수를 말아먹은 유승민은 대구를 떠나라” 등의 피켓을 내걸고 항의하면서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 국민들의 분노가 심판으로 나타났다”며 “문제는 야당이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만큼 전혀 변화와 혁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다음 대선을 매우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 “저는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갈망하고 원하시는 국민들을 위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 위선의 진보정권을 끝내고 대한민국을 구하는 정부를 세우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다음 대선은 굉장한 박빙의 선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불과 2% 내외의 격차가 예상된다”며 “이럴 때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과 중도층의 표심, 젊은 세대의 표심을 보수정당이 어떻게 잡느냐에 승부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