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의원.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쇄신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불과 1년 사이에 민심이 우리 당에서 떠난 것은 무능과 위선, 내로남불 때문”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정당민주주의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국민들께서 언제부턴가 우리가 크게 유능하지 않았고 도덕적인 척 하지만 위선적이라는 것을 알고 계셨던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당 대표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차기 지도부를 향해 “열혈 권리당원들이 과잉 대표되는 부분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표명해 달라”고도 했다.

조 의원은 최근 강성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욕설이 섞인 ‘문자 폭탄’을 받았지만, 이 때문에 민주당 쇄신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저도 사람인지라 아직도 욕설이나 육두문자가 섞인 메시지를 보면 찰나적으로 ‘뭐지’라는 정도의 생각이 들긴 하지만 단련돼 있어 이젠 ‘그런가보다’하고 넘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문자폭탄에 퍽 민감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등의 불만이 있어서 새삼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우선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개인적으로는 무슨 욕을 먹어도 좋으나 제발 진심을 곡해하지는 말아달라”며 “대선 승리를 위한 간곡한 전략 제안”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 대해 “우리 진영의 불공정을 드러내놓고 반성할 기미가 보이면 좌표를 찍고 문자폭탄을 날리고 기어이 입을 다물게 했다”며 “당 지도부는 한술 더 떠서 미사여구로 우리의 불공정을 감추려 문자폭탄을 두둔했다. 그렇게 당은 원팀, 원보이스가 돼갔고 그 결과가 민심과 당심의 괴리이고 민심의 이반”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논쟁에서도 내로남불, 이중잣대는 불거지고 있다”며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마라' 정도는 양반”이라며 “‘뭐가 문제냐’를 넘어 아예 문자폭탄이 ‘좋은 일이다’ 까지 가고 있다”고 했다.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면서 문자폭탄을 두둔하는 의원들을 비판한 것이다.

조 의원은 불과 1년 사이에 민심이 떠난 이유로 “위선, 내로남불”을 꼽으면서 “내 눈의 대들보는 두고 남의 눈에 있는 티끌만 탓했다”고 했다.

조 의원은 5·2 전당대회에서 새 당 대표가 선출되면 당내 비주류 쇄신파 의원들과 함께 강성 지지자들의 문자 폭탄 대응을 포함한 당 쇄신안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조 의원은 민주당의 4·7 재·보선 참패 직후부터 당 쇄신을 주장하는 의원들을 따로 접촉하며 문자 폭탄 문제 등에 관한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