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4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아파트 다운계약·위장전입·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무자격 지원·논문 표절 등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임 후보자의 ‘가족 동반 외유성 출장 의혹’와 관련 “이화여대 교수들은 다 그렇게 가족을 대동하고 학회에 가는 게 당연한 것인가”라며 “해외 학회에 가족을 데려간 데 대해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임 후보자는 나랏돈으로 출장을 가면서 두 딸을 데리고 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의원 자료를 보면, 임 후보자의 출국 기록과 남편의 기록도 일치한다. 임 후보자와 두 딸, 남편이 남긴 미국 하와이와 뉴질랜드 오클랜드,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입국 기록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 중 뉴질랜드와 스페인은 교수인 남편도 연구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자금으로 업무상 출장을 가면서 사실상 가족 여행을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임 후보자는 주요 부처 장관직을 맡은 자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은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정부 부처를 이끄는가”라며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박대출 의원은 외유 출장 의혹과 관련 “국가 세금을 이용한 무임승차, 무임 숙박이자 연구비 부정 사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혹·하자 종합세트인 임 후보자를 두고 ‘여자 조국’이냐는 말도 나온다”며 “임 후보자가 임명되면 문재인 정권의 레임덕에 터보 엔진을 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정희용 의원은 “해외 출장지에서 자녀들과 호텔 방을 셰어(공유)하고, 자녀들은 해외 유명 도시를 갈 기회를 가졌다”며 “이는 ‘엄마 찬스’다. 자녀들에게 특혜를 줬다”고 했다.
박대출 의원은 임 후보자가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가진 상태에서 과기연 이사장직 공모를 지원한 일과 관련해선 “응모 자격에 ‘정당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명시돼 있다”며 “이는 부정 입학으로, 입학이 취소돼야 한다”고 했다.
임 후보자는 해외에 체류 기간에 본인과 배우자, 두 자녀가 13차례에 걸쳐 국내 주소를 이전해 위장 전입 의혹도 받는다. 투기 목적으로 서울 서초동 아파트를 사고 팔았다는 의혹, 배우자가 과거 서울 대방동 아파트를 사고 팔 때 2차례에 걸쳐 다운계약서를 썼다는 의혹도 있다.
◇與, 임 후보자 “다소 잘못”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임 후보자 방어에 주력했다. 다만 일부 논란에 대해서는 임 후보자의 처신이 다소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과기연 지원 자격 논란과 관련해 “박대출 의원의 지적대로 응모 시점에서의 자격이 맞다”라면서 “(임 후보자는) 그렇게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는 가족 동반 출장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는 공적 업무시 가족을 동행하는 데 국민 정서가 열려있지 않다. 가족 동행은 썩 바람직하지 않다. 겸허히 답해야 한다”고 했다. 윤영찬 의원은 “공과대학의 경우 해외출장시 가족을 동반하는 관행이 있지 않으냐”며 “주최 측에서는 가족 동반을 장려하는 문화도 있으나 국내는 여전히 그런 문화가 없다. 문화적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장관 후보자도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며 “파렴치한이라는 식의 표현은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부적절하다. 야당은 인격 모독성 발언에 대해서는 주의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