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진석(오른쪽) 의원이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권한대행-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왼쪽은 같은 당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국민의힘 정진석(5선·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 의원은 4일 당내 ‘영남당’ 논란에 대해 “영남 유권자의 정서를 후벼파는 것”이라며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전국 유권자의 25%를 차지하는 영남은 언제나 우리 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곳이고,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주고 있는 곳”이라며 “태풍으로 무너진 집에 이제 겨우 기둥 하나 세웠는데, 밥그릇 챙기려고 싸울 때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앞두고 당 일각에서 ‘영남 후보 배제론'이 분출하자, 해당 행위라며 자제를 당부한 것이다.

그는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서 영남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지, 영남 유권자의 정서를 후벼파듯 하는 발언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1년 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전라도면 어떻고 경상도면 어떻고 충청도면 어떤가”라며 “적들이 우리에게 거는 영남당 프레임을 스스로 확대 재생산하면, 정권교체고 뭐고 다 도로 아미타불”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을 비난한 것을 본 적이 있나”라며 “연일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서 호남 출신인 송영길과 홍영표가 맞붙어 싸웠다. 민주당 국회의원 누가 ‘호남 일방주의’, ‘호남당’ 언급을 한 적이 있나”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차기 당 대표 선거전 초반부터 ‘도로 영남당’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원내대표 선거에서 울산 남을 지역구인 김기현 의원이 당선되면서 당 일각에선 “당 대표는 비영남권 출신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반면 영남 출신 당권 주자들은 “또 다른 지역주의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영남 출신 당 대표 선거 주자로는 주호영(대구 수성갑)·조경태(부산 사하을)·윤영석(경남 양산갑)·조해진(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 등이 거론된다. 비영남권 주자로는 권영세(서울 용산)·김웅(서울 송파갑)·홍문표(충남 홍성예산) 등이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