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저와 관련해 제기된 논란들이 공직 후보자로서 높은 도덕성을 기대하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그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저와 관련하여 제기된 논란들, 특히 영국대사관 근무 후 가져온 그릇 등과 관련한 논란에 대하여는 청문회 과정을 통해 또한 별도의 입장문을 통하여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렸고 제기된 의혹에 대하여도 성실하게 설명해 드렸다”면서도 “저는 오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서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했다.
박 후보자는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인 대통령님과 해양수산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제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정과제에 영향을 주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를 지명해주신 대통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끝까지 기원하겠다”며 " 저를 지지해 주시고 격려해주신 해양수산부 가족들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앞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장관 후보자와 관련, “국민 비호감인 부적격 후보자 임·박·노 3명의 인사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와 민주당의 태도는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으로 가득 차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에서 민심은 없고 오로지 문심(文心)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일반 국민의 평균적 도덕성에도 못 미치는 세 후보자에 대한 지명철회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당연한 의무”라며 “그러나 대통령의 옹고집과 대통령의 심기를 먼저 살피는 여당 의원들의 눈치 빠른 행동에 국민도 야당도 민생도 패싱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흥정하듯 여론을 간 보는 청와대의 행태나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으로 야당을 겁박하며 밀어붙이는 여당의 습관성 힘 자랑이 계속된다면, 그로 인한 여론 악화와 정국 경색 책임은 오롯이 인사권자인 대통령과 청와대 거수기 역할을 자처한 민주당에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는 “문 대통령은 국민과 야당의 존재를 무시하고,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계속할 건지, 아니면 협치를 통한 정상적 국정 운영을 할 건지, 오늘이라도 결단해달라”고 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한 김웅 의원은 김부겸 후보자 차녀 일가의 라임 특혜펀드인 ‘테티스 11호' 의혹과 관련 “테티스 11호 같이 설계된 사모펀드가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도둑놈이 장물 잃었다고, 내가 도둑질한 것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후보 데리고 와서 야당에 책임 묻는 것은 후안무치하다”고 했다. 이어 “미수범으로 볼 수밖에 없는 사람을 통과시키라는 건가”라고 했다. 이양수 의원도 이날 오전 열린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에서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응답이 59.6%인 여론조사도 있다”며 “(라임펀드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 김 후보자 본인이 적극적으로 해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이날 박 후보자 사퇴 소식 이후 “후보자도 여러 어려움 끝에 사퇴했고, 대통령도 고심 끝에 결정하신 걸로 안다”면서 “그릇 관련 행위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불가피하게 사퇴할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김부겸 총리 후보자와 관련해서도 적극 협조해주시고 인사청문회 개선에도 협조해주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고 고용진 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