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9일 가상화폐(가상자산) 거래용 계좌를 개설하고 비트코인·이더리움·클레이튼·썸씽 등 4개의 가상화폐를 총 100만원어치 분할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 주자급 정치인이 직접 가상화폐 거래에 나선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원 지사는 본지 통화에서 “‘해봐야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미 500만명이 넘는 국민이 가상자산 거래를 하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나 정책 미비로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직접 해보면서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가상자산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국민과 소통하며 대안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원 지사는 가상화폐 거래가 주식 시장과 달리 휴일에도 가능해 부처님오신날로 휴일인 이날 가상화폐 거래를 개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의 가상화폐 거래 상황을 알리고, 전문가들과 블록체인·4차 산업 등 가상화폐와 관련된 각종 이슈에 대해서도 토론할 계획이라고 한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국내 가상 화폐 투자자는 최근 크게 늘어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중 절반인 약 250만명이 올 1분기에 새로 뛰어들었고, 이 중 60%가 2030세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 화폐 투자용 은행 계좌는 매일 7만개씩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는 코스피 시장의 2배로, 하루 30조원어치에 달한다.
가상화폐가 주요 이슈가 되면서 정치권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더불어민주당 정무위 김병욱 의원은 18일 가상화폐 불공정거래행위를 막는 내용의 ‘가상자산업권법’을 대표 발의했고, 국민의힘은 투자자 보호 제도화 등 대책 마련을 위한 자체 태스크포스(TF)를 최근 출범시켰다. 2030세대 등 ‘코인 민심’을 잡고, 야당의 정책 대안 능력을 보여 주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