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음달 11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는 메시지를 냈다. 오 시장은 23일 밤 페이스북에 “방금전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봤다. 그 많은 후보중 누가 대표가 되어야 국민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요?”라고 썼다. 국민의힘 초선 김웅(51)·김은혜(50) 의원과 원외의 이준석(36) 전 최고위원이 자체적으로 연 공개토론회를 본 뒤에 이같은 글을 남긴 것이다.
오 시장은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봤다”면서 “다 훌륭한 분들이고 대표 자격이 있지만, 이제 우리 당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중도층과 20,30대 젊은이들은 누가 대표가 되었을 때 계속 마음을 줄까요?”라고 했다. 오 시장은 “여러번 망설였고, 깊게 고민했다. 많은 분들의 다양한 도움을 받아 선거를 치른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감히 이런 의견을 낸다는 것이 주제 넘는 일일 수 있어서 더욱 저어되었다”면서도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고 했다.
오 시장이 특정 후보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최고위원은 선거전 초반인 현재 일부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 등 예상 밖 선전을 하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아 오 시장 당선을 도왔다.
오 시장은 “정치권의 공식대로 예상 가능한 결과라면, 기대감도 매력도 물거품처럼 사라지겠지요”라며 “적어도 유쾌한 반란이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게임으로 이어진다면, 기대감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대표! 위선과 무능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오 시장은 당원들을 향해 “민주당원은 전략투표를 하는데, 국민의 힘 당원은 분노투표를 한다고 한다”며 “분노는 잠시 내려놓으시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후보들의 잠재력에 주목해달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현직 시장이 당내 선거에 개입하는게 맞느냐” “특정 후보들의 편을 들어주는 듯한 모습은 부적절하다”는 말도 나왔다. 일부 중진 후보들의 반발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