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함께 수소버스에 시승하고 있다. /경기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 “앞으로는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한 규제들로 자유로운 기업·경제활동을 제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기업에 대해 과거와 같은 방식의 압박이나 피해, 부정행위를 요구하던 그런 시대는 지나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규제 등을 걷어내고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앞서 이 지사는 작년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비공개로 식사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2월엔 경기 이천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고, 3월엔 페이스북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난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에세이집을 소개하며 “존경하는 기업인”이라고도 했다. 지난달엔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장단과 간담회도 가졌다. 이를 두고 여권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지사가 친(親)기업 행보로 ‘성장’을 띄우고, 중도층 민심을 공략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지사는 이날 “우리 사회의 어려움 가운데 제일 심각한 문제는 저성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성장 탓에 경쟁이 격화되니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커지는 것”이라며 “결국 정치의 핵심은 먹고 사는 문제고, 먹고사는 문제의 중심은 경제”라고 했다. ‘성장과 공정’은 이 지사의 대선 정책 키워드이기도 하다.

이 지사는 이어 “경제 문제의 핵심은 기업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자기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정부와 정치의 역할”이라고 했다. 또 “자유로운 환경에서 필요한 부분은 지원하고, 세계시장 개척, 기술 혁신,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에 적극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날 수소차 공기정화와 전기차 초고속 충전 장면을 참관하고, 정 회장과 함께 자율주행차·수소버스 시승도 했다.

이 지사는 작년 6월 페이스북에서 “저를 반(反)기업적이라고 비판하는 분들이 있다”며 “불법 특혜 착취를 일삼는 변칙 기업 활동에 대해 엄격하지만, 기업의 정상적 경제활동을 존중한다”고 했었다. 이후 최근까지 반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행보와 발언을 이어왔다.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선 “기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핵심축으로,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고 했다. 또 지난 12일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과 관련해 “사면 문제는 통치 행위에 가까운 매우 정무적이고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으로, 대통령이 국민 뜻을 존중해 합리적으로 결정할 것”이라며 반대하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