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권성동(오른쪽) 의원. 맨왼쪽은 윤 전 총장과 과거 인연이 있었던 강릉 지역 주민으로 알려졌다. /독자제공 조선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강원도 강릉에서 국민의힘 4선 중진인 권성동 의원을 만나 1시간여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윤 전 총장이 퇴임 후 현직 국회의원과 만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총장은 지난 29일 주말을 맞아 강릉 외할머니 산소를 찾아 성묘를 하고 외가 친인척을 만났다. 이어 윤 전 총장은 강릉을 지역구로 둔 권 의원을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 권 의원(사법고시 27회)은 윤 전 총장(사시 33회)보다 검찰 선배지만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동갑내기 사이다.

권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성묘를 하기 위해 강릉에 온다고 연락이 와서 같이 식사를 했다”면서 “식사를 하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국정 현안까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고 권 의원은 전했다. 권 의원의 일행이 “무조건 대선 후보로 나와야 한다”고 말하자 윤 전 총장이 고개를 끄덕였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은 특히 ‘정권 교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제 나서야 한다’는 말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나 입당 시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사진을 보면, 윤 전 총장은 이날 편안한 차림으로 강릉 한 시내 카페에서 권 의원과 공개 미팅을 가졌다. 윤 전 총장은 카페에서 시민들이 그를 알아보고 찾아와 사진 촬영을 요청하면, 웃으며 이에 응해줬다고 한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다음달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끝나고 6월말 또는 7월초 정치 활동을 공개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야권 인사는 “야당 현역 의원과의 공개 만남은 윤 전 총장이 그간 대학교수 등 각계 분야 전문가를 만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면서 “윤 전 총장의 출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