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윤희숙 의원/조선일보DB

지난주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쇄 회동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5선의 정진석, 4선의 권성동 의원에 앞서 초선 윤희숙(51·서울 서초갑) 의원을 먼저 만났다. 정·권 의원은 윤 전 총장과 1960년생 동갑내기로 예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다. 그런 두 중진 의원보다 윤 의원을 먼저 만난 데 대해 윤 전 총장은 지인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정치인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치를 하게 된다면 윤 의원 같은 사람과 같이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윤 의원에게 정치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전시 공간인 '캐비넷 클럽'을 찾아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동행하며 골목 상권 관련하여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장예찬TV'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시절 윤 의원 책 ‘정책의 배신’을 읽고 윤 의원에게 관심을 가져왔다고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인 윤 의원은 작년 3월 출간한 이 책에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비정규직 대책, 국민연금 문제 등 문재인 정부 주요 정책을 비판했다. 윤 전 총장 지인은 “윤 전 총장도 책 내용 상당 부분에 공감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할 적임자로 윤 의원을 꼽은 것 같다”고 했다.

윤 의원은 작년 7월 여당이 임대차 3법을 강행 처리할 때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반대 연설을 해 화제가 됐다. 최근엔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학 안 가는 청년에게 ‘세계여행비 1000만원’을 지원하자고 제안한 것 등을 두고 “비전도 책임도 없는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의원이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 지사 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한 점도 윤 전 총장으로 하여금 관심을 갖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윤 의원이 1970년대생 여성 의원이란 점도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젊고 실력 있는 정치인들이 청년·여성과 사회적 취약 계층을 챙기는 ‘유능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윤 의원은 그런 취지에 들어맞는 정치인”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윤 전 총장이 정치를 같이 하자고 하기에 ‘그럼 입당부터 하시라'고 권했고, 윤 전 총장은 웃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