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이 지난 1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한 선술집에서 모종린 연세대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사진은 이 만남에 동석한 시사평론가 장예찬(오른쪽)씨가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장예찬씨 페이스북

정치 참여를 준비 중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만간 공보와 일정 수행 역할을 할 5명 안팎의 소규모 인력을 꾸려 공개 활동에 나설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대선에 도전한다면 대규모 캠프를 꾸리지는 않을 것이며 국민의힘을 플랫폼으로 삼을 것”이란 뜻을 주변에 밝혔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지인은 “윤 전 총장은 기본적으로 정당이 선거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과거 정치인들처럼 후보 중심의 대규모 캠프를 꾸리는 ‘재래식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정치 참여와 관련한 의견을 듣고 있다. 그런 만큼 대선 도전에 나설 경우 국민의힘 조직을 거점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의 다른 지인도 “윤 전 총장은 정당의 정책·선거 노하우를 무시해선 안 되며 후보와 당이 함께 이기는 길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이 후보 중심의 대규모 대선 캠프에 부정적인 데는 과거 검사 경험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전직 고위 검찰 관계자는 “과거 대선 캠프를 수사해본 윤 전 총장은 선거 캠프가 갖는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캠프 같은 사조직을 가동하다 보면 내부 자리다툼 같은 알력이나 불법 정치자금 문제 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부 주자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의 경계심도 감안한 것 같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리는 모종린 연세대 교수와 서울 연남동·연희동 일대를 둘러보고 골목 상권 활성화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시사평론가 장예찬(33)씨가 동행했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장씨는 윤 전 총장이 청년 세대와 만날 때 공보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외국 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한 장씨는 ‘드러머’로도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정치 참모’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