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3일 오전 제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열린 COP28(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유치위원회 발족식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대선 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연이어 비판했다. 원 지사는 윤 전 총장에게 “검찰 부조리에 침묵하지 마라”고 했고, 이 지사에 대해선 “청년 좌절을 먹고사는 기생충”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선 “원 지사가 선두권 주자들을 비판하면서 존재감을 키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르면 다음 달 지사직에서 물러나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원 지사는 7일 페이스북에서 “대한민국 검찰이 위기에 빠져 있다”며 “수사 대상인 정치 검찰들은 모두 승진하고, 택시기사를 폭행한 법무차관 사건은 표류하고 있다. 정의로운 검사들은 좌절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윤 전 총장은 지금 어디 계시냐”면서 “혹시 오로지 별이 되기 위해 별의 순간을 택하신 것은 아닌가. 이 부조리 앞에 정치공학의 침묵으로 일관하지 마라”고 했다.

원 지사는 지난 6일에는 이 지사를 향해 “기본소득을 고집하는 것은 청년과 서민의 좌절을 먹고사는 기생충과 뭐가 다르냐”고 했다. 이 지사가 지난 5일 “복지 후진국에선 복지적 경제 정책인 기본소득이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원 지사는 “지금은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꿈을 실현할 기회를 제공할 때”라며 “선동적 대중주의와 무지의 말장난, 얄팍한 기회주의와 인기영합주의 정책을 펼 때는 아니다”라고 했다.

야권에선 제주도청 정기인사가 한 달 가까이 앞당겨지고, 원 지사의 7월 일정이 비어있는 점 등을 들어 그의 출마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원 지사 측 관계자는 “대선 일정과 관련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앞으로 부동산 문제, 청년 실업 등 주요 현안 해결 방안을 찾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