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삼남인 김홍걸 의원 등이 10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묘역에서 열린 이희호 여사 2주기 추도식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고(故) 이희호 여사 2주기를 맞아, 그간 ‘유산 분쟁’을 벌였던 차남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3남 김홍걸 의원 형제가 분쟁을 매듭짓고 화해했다고 10일 김성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이사장이 밝혔다.

서울 동교동 김 전 대통령 사저와 노벨상 상금 등을 이 여사 유언에 따라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김성재 이사장은 이날 추도식에서 “어제 저녁 세 아들(측)이 동교동 사저에 모여 화해하고, 이 여사 유언대로 사저를 기념관으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유언 집행 과정에서의 견해차와 갈등이 유산 싸움처럼 비쳐 자녀들이 곤혹스러워했고, 많은 국민들이 염려했다”며 “앞으로 모든 진행은 김홍업 이사장이 하도록 했다”고 했다.

장남인 고(故) 김홍일 전 의원 부인 윤혜라 씨와 김홍업 이사장, 김홍걸 의원은 전날 동교동 사저에서 만나 동교동 사저(감정가액 32억원 상당)를 대통령 사저 기념관으로 사용하고, 노벨평화상 상금 잔여액 8억원은 대통령 기념사업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는 이 여사의 생전 유언에 따른 것이다. 유언엔 동교동 사저 매각 시 그 대금의 3분의 1을 김대중기념사업회를 위해 쓰고, 나머지를 3형제가 3분의 1씩 나누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 여사 사후 이 여사의 유일한 친자인 김홍걸 의원이 민법상 친아들인 본인이 ‘유일한 법적 상속인’이라며 사저 상속을 주장하고, 노벨평화상 상금도 인출하면서 형제간 분쟁이 벌어졌다. 지난해 법원은 김홍업 이사장이 동교동 사저의 처분을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고, 김홍걸 의원은 12월 법원 결정을 받아들였다.

추도식 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형제간 화해와 관련,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두 분(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을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들에게 자제분들이 좋은 소식을 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