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당대표 비서실장에 초선 서범수 의원, 수석 대변인으로는 초선 황보승희 의원을 각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선된 직후부터 두 초선 의원을 비서실장과 수석 대변인으로 내정했다”며 “서 의원, 황보 의원 또한 긍정적으로 답변한 걸로 안다”고 했다.
비서실장은 당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측근 인사다. 이 때문에 그간 당대표들은 연령이나 선수(選數)가 자신보다 낮은 ‘편안한 사람’을 비서실장으로 지명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서 의원은 이 대표보다 22살이 더 많다. 서 의원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던 때 이 대표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셈이다.
국민의힘 소속의원 102명 모두도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울산경찰청장·경찰대학 학장까지 지낸 서 의원은 초선의원 중에서도 경륜이 두터운 편이다.
서 의원은 이날 본지통화에서 22세 어린 이 대표의 비서실장에 내정된 것에 대해 “전혀 껄끄럽지 않다면 거짓말 아니겠나”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당이 지금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으로 잘만 하면 대선까지 빠르게 달릴 수 있지만, 반대로 떨어지면 잡아 먹힐 수도 있다”면서 “명민한 당 대표가 뽑혔으니 저 같은 부족한 사람이 보조를 맞춰야 하지 않겠나”고 했다. 당심·민심이 밀어 올린 이준석 체제가 성공해야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앞으로 그릴 모든 행보가 여의도 정치문법을 뒤집어 놓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장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58) 대표가 이 대표의 카운터 파트가 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송 대표와 이 대표가 기싸움하는 장면이 국민들에게는 구태와 신진의 대립구도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제1야당 대표자격으로 대통령을 만나는 영수회담의 풍경 또한 달라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68) 대통령의 장남 준용씨 보다도 3살 어리다. 문 대통령이 막내아들뻘 이 대표와 무릎을 맞대고 정국을 논하는 장면이 현실화 된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이준석 체제'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약진하는 모양새다. 수석대변인으로 지명된 황보 의원도 초선이다.
황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변인단(대변인 2명·상근부대변인 2명)부터 ‘토론배틀’로 공개채용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제1과제로 토론배틀을 기획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과거에 했던 토론배틀 영상을 짬이날 때마다 살펴보면서 보완할 점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때 결승전 수준이면 보완할 게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이나, 대선후보의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으로는 중진인 4선 권성동·3선 김도읍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