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16일 페이스북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회 청원이 성립 요건인 10만 명 동의를 돌파한 것을 언급하며 "이번만큼은 국회가 열린 마음으로 국민 청원에 화답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를 차별 없이 존중하자'는 차별금지법을 지체시킬 이유가 없다"고 적었다. 추 전 장관은 지지자들이 보내온 꽃바구니와 함께 찍은 사진도 같이 공개했다./추미애 전 장관 페이스북 캡처.

추미애 전 법무장관의 대선 출마를 둘러싼 여권(與圈) 내 고민이 커지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오는 23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친문 지지자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광재 의원은 21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선에) 출마하는 걸 누가 막을 수 있겠느냐”며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추 전 장관이 대선 도전을 선언한다고 하는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키워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윤 전 총장이 대선 후보까지 오는 과정에서 스스로 컸다기보다는 우리 쪽에서 키워준 측면도 있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은 장관 재직 시절 윤 전 총장과 징계 문제, 인사안 등을 놓고 갈등과 대립을 반복해왔다. 윤 전 총장의 저격수임을 강조하면서 친문·친조국 등 강성 지지자들 결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를 주최한 친(親)조국 단체인 개국본(개싸움국민운동본부)도 추 장관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경선 과정에서 검찰개혁 이슈가 또 수면 위에 오르면 윤 전 총장 지지율만 더 올려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최근 조국 사태에 대한 사과, 부동산 세제 완화 등 중도 외연 확장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와 역행하는 추 전 장관의 출마가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잖다.

한편, 추 전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람이 높은 세상'을 향한 깃발을 높게 들기로 했다”며 노무현·문재인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사람이 높은 세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람 사는 세상’과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를 합친 슬로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