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조선일보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정치 참여를 선언하기로 하자 여야(與野) 정치권에서 그에 대한 견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른바 ‘윤석열 X파일’ 논란이 불거지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해 “의혹을 해명하라”는 요구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런데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 중 드물게 김재원 최고위원이 연일 윤 전 총장 방어에 나서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25일 라디오에서 X파일 논란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은 우리 후보”라며 “당 차원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옛 친박(親朴) 핵심 출신이다. 그러나 정무수석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20대 총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로 윤 전 총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받고 기소됐다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나중에 “욕실에 노끈을 놓아두고 (극단적 선택을) 망설이지 않으려고 했다”며 수사받을 당시 심경을 밝혔다. 그런데도 윤 전 총장을 향한 정치권 안팎의 공세에 맞서 그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야권 성향 정치평론가 장성철씨가 ‘윤석열 X파일’을 공론화했을 때도 “적이 만든 수류탄을 밀반입해 아군 진지에 터뜨려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X파일 문건을 ‘송영길 X파일’이라고 부르며 “지긋지긋한 민주당의 정치공작이 다시 시작됐다”고 했다. 최근 ‘맏아들이 돌아왔다’며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이 윤 전 총장을 향해 “의혹을 해명하라”고 압박하는 데 대해서도 “총기난사식으로 그냥 공격하고 있다”며 “맏아들이 그러니까 집안 어른들 걱정이 많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본지 통화에서 “나는 윤 전 총장을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다”면서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면 악마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에 대해 감정이 좋아서 나서는 것도 아니다”라며 “내년 대선에서 이기기 위한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 전 총장 입당과 상관없이 대선 경선을 8월 시작하겠다고 하는 데 대해서도 “10월 초에 경선을 해도 늦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