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온라인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이재명경기지사측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사 개인으로는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배를 마신 이후 두 번째 도전이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을 불공정·불평등 사회로 규정하고 ‘억강부약(抑强扶弱·강한 자를 누르고 약한 자를 돕다)’으로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온라인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이재명경기지사측 제공.

이 지사는 이날 오전 7시 30분 소셜미디어(SNS)로 공개된 출마선언 영상에서 대한민국 시대정신을 ‘공정성 확보’라고 진단했다. 출마선언문에서 공정(7회)· 불공정(6회)이란 낱말은 도합 13차례 등장했다. 그는 “우리가 저성장으로 고통 받은 것은 불공정과 불평등 때문”이라면서 “역사적으로 공정한 나라는 흥했고 불공정한 나라는 망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온라인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이재명 경기지사측 제공


그러면서 “기회는 공평하고, 공정한 경쟁의 결과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사회여야 미래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선언한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공정한 경쟁’을 약속한 것이다. 이 지사는 “경쟁이 끝나면 모두를 대표해야 하는 원리에 따라 실력중심의 차별 없는 인재등용으로 새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 지사는 “강자의 욕망을 절제시키고 약자의 삶을 보듬는 억강부약 정치로 모두 함께 잘 사는 대동(大同)세상을 향해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승자만 생존하는 무한경쟁 약육강식은 일상이 되었다”며 “모두가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사회여야 지속적 성장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이 가능하다”고 했다.

대동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간판공약인 ‘기본소득’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 도입으로 부족한 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리겠다”며 “누구나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면서 하고 싶은 일 하는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강력한 경제부흥정책도 약속했다. 미래형 경제산업 전환, 좋은 일자리, 국가재정력 확충으로 보편복지국가의 토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2017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자신이 일했던 오리엔트 시계공장에서 첫 대선출마를 선언하고 있다./김지호 기자

경북 안동 화전민 출신의 이 지사는 1976년 경기 성남으로 이주해 중학생 때부터 공장에서 일했다. 중·고졸 검정고시를 거쳐 중앙대 법학과에 입학 후 1986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에 잇따라 당선됐다.

이 지사는 소년공 출신인 자신을 ‘흙수저 비주류’라고 자평했다. 돈, 연고, 조직, 정치적 후광(後光)이 없는 자신이 대선출마에 이른 데까지는 정치적 효능감 덕분이라고도 스스로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저는 위기가 더 많았던 흙수저 비주류”라면서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성과를 만들어 온 이재명이야말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희망민국’으로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 지사는 ‘더 유능한 4기 민주당 정권’을 세우겠다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토대 위에 필요한 것은 더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며 잘못은 고치겠다”면서 “더 새로운 이재명 정부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 했다.

여권 대선주자 9명 가운데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출마선언 한 것은 이 지사가 유일하다. 영상으로 출마선언이 나간 직후인 이날 오전 8시 그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해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