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가 지난 5월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예비 경선 기간 진행하는 ‘국민면접’ 면접관(전문가 패널)으로 ‘조국 흑서’ 공동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를 선정해 통보했다가 김 대표의 의사도 묻지 않고 임의로 취소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김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정말 황당하다”며 “당내 대선 경선이지만, 국민 면접관의 취지가 애초 국민 일반, 그리고 당 외부 비판적 시각 포함한 압박 면접을 하겠다고 해서 나를 뽑은 것인데, 그것 조차 못 받아들이겠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이는 민주당이 80만 권리당원, 또는 친문, 친조국만의 정당이라는 자기 선언을 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불합리한 조치”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대표가 직접 정리한 이번 사건 경위.

[지난 화요일(29일) 낮 조응천 의원실 보좌관 전화]

-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한 ‘압박’면접을 진행키로 했다.(압박 강조) 와 줄 수 있느냐?

= 고민해 보겠다

= 가겠다. 의외로 단체분들이 수월하게 ㅇㅋ 해 줬음

- 곧 조응천 의원 전화할거다.

[곧 바로 모르는 번호로 전화 와서 받으니, 강훈식 의원]

- 수락해줘서 고맙고, 압박 면접은 이번 일요일 한 번이고 질문은 국민들이 보낸 것 중에서 면접자가 뽑아서 하는 방식일 거다.

[오늘 낮 압박 면접 면접자로 선정됐다는 보도 나옴]

(아무 일 없음)

[면접자 교체 보도 나옴. 기자들에게는 김경율이 자진 사퇴하는 방식이라는 문자가 갔다고 함]

[조응천 의원실 전화]

-미안하고, 당 안팎에서 부정적 의견이 나와 바꿔야 할 것 같다. 정말 미안하다.

[기자들 전화 와서, 자진 사퇴하셨음? 물음. 아니라고 함]

[강훈식 전화 와서, 자진 사퇴는 아니지 않느냐고 따짐]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 및 프레스데이에서 대선 예비 후보들이 행사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미애, 이광재,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후보. 2021.7.1 /이덕훈 기자

앞서 민주당 경선기획단은 예비 경선 기간 진행하는 ‘국민면접’ 면접관(전문가 패널)으로 김해영 전 민주당 의원, 김소연 뉴닉 대표,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조국 흑서’ 공동 저자인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를 확정했지만 일부 대선 주자들과 친문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2시간 만에 유 전 사무총장으로 변경한 것이다.

‘김경율 면접관’ 선정 발표 후 이낙연 전 대표는 “눈을 의심했다”고 했고, 정세균 전 총리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는 “괜찮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가 패널 선정이 취소된 뒤에는 “정말로 국민 시각에서 엄중한 검증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