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김두관 의원(기호순)의 경쟁으로 11일 압축됐다. 당규(黨規)에 따라 각 후보들의 순위·득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날 한때 소셜미디어(SNS) 공간에서 출처 불명의 순위표가 마구잡이로 퍼지면서 혼란이 일었다. 특정 후보 캠프 측에서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이른바 ‘지라시’를 만들어 뿌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예비 경선 개표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탈락(컷오프)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비 경선 여론조사는 지난 9일부터 사흘간 권리당원 1200명(50%), 일반 국민 1200명(50%)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날 오후 5시 30분쯤 이상민 민주당 선관위원장이 기호순으로 본경선 진출자만 호명했지만, 이 직후 소셜미디어에선 ‘받은 글’ 형식으로 4~5개의 결과표가 떠돌았다. 각 버전별로 이재명·이낙연 예비 후보의 격차가 3%포인트에서 22%포인트까지 벌어지거나, 3위 후보가 뒤바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합산 시스템상 득표율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로 제한되어 있고, 여론조사 기관도 두 곳”이라며 “지금 떠돌아다니는 결과표는 모두 거짓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컷오프를 통과한 6인 예비 후보는 50여일간의 본경선에 돌입한다. 정치권에선 9월 5일로 예정된 본경선이 다가올수록 지지율 선두인 이 지사와 나머지 후보들의 대립이 격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민주당은 본경선에서 과반(過半)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통해 후보를 확정한다. 그런 만큼 현재 1위를 달리는 이 지사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기 위한 다른 주자들의 견제가 격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예비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를 제외한 5명의 예비 후보는 이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 논란에 대해 “제가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반응하자 합공을 벌였다. 당내에선 현재의 여론조사 흐름으로는 특정 후보가 자력으로 절반을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적잖다.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재점화된 경선 연기론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이 전 대표, 추 전 장관, 박 의원 등은 방역 상황에 따라 경선 일정 조정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반면 이 지사는 경선 일정 연기에 대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온도 차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