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전(全)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합의 논란에 대해 “여야가 샅바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 당이 선택할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스탠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저녁을 함께했고, 양당 대변인은 이 회동 후 “두 대표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서 “당 기조와 어긋난 합의”라는 반발이 일었다. 그러나 자신이 송 대표와 합의한 것은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조건으로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 문제를 검토하자는 것이었고, 이는 국민의힘이 주장해온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괜찮은 제안이었다는 게 이 대표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송 대표와 합의한 골자는 소상공인 지원 확대가 선결 조건이고 이것이 관철되면 재난지원금 대상 등에 대한 부분은 우리가 양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송 대표는 ‘소상공인 지원을 늘리더라도 재난지원금 액수를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추경 예산 증액에 의지가 별로 없다”며 “그런 만큼 12일 합의 틀 안에서는 송 대표와 홍 부총리 간 협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얻어낼 수 있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은 정부·여당 간 견해차나 예산 문제로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다. 국민의힘이 밑지는 협상이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일부 대선 주자들이 ‘철학 붕괴’ ‘월권’ 같은 표현을 써가며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서는 “비판과 공존하면서 당대표직을 수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개인 의견이라며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코로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등 선별 지원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당론과는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재난지원금 논쟁에서 ‘주지 말자’는 입장에 서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은 선택인가에 대해 되묻고 싶다”며 “국민의힘에는 재난지원금 하위 50% 지급을 얘기하는 분이 많은데 그런 입장이 국민에게 소구력이 있겠느냐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