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서울 광진구 한 치킨집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치맥 회동을 함께했다. 이 대표는 최근 윤 전 총장 지지율 추세에 대해 “위험하다”고 언급하며 입당을 압박해왔다. 그런데 이날 회동 후 이 대표는 “우리 둘 생각은 대동소이하다”고 했고, 윤 전 총장은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조만간 입당을 결단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 대표도 그때까지 압박을 거두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 측 인사는 “입당을 숙고하는 단계로 들어가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 주변에선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되기 전인 8월 초·중반 입당을 결행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에게 “가급적 빨리 입당을 결심해 경선에 참여해달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야권이 힘을 합쳐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민과 당원 걱정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입당 등 정치적 행로에 대해)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게 정권 교체를 위해 어떠한 결단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만간 입당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이다. 윤 전 총장 입당을 압박해온 이 대표도 이날 회동을 마치고는 “저희가 공통으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위해 앞으로 나갈 것”이라며 “정권 교체와 나라를 바로 세우는 일에 같이할 일이 많다고 느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 대표에게 “입당을 결정할 때까지 시간을 좀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회동에 앞서 이 대표를 만나 윤 전 총장에게 시간을 좀 달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회동 후 “윤 전 총장 캠프에 국민의힘과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가 많이 있어 방향성에 대한 당원들의 우려는 사라졌을 것”이라며 “불확실성의 절반 이상은 제거했다. 오늘부터 고민해야 할 세 글자는 시너지”라고 했다. 그는 “너무 쪼이지(압박하지) 말라는 게 오늘의 교훈이다. (우리 사이에) 오해는 없다”고도 했다. 윤 전 총장도 기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며 “걱정 마시라. 정권 교체 하겠다”고 했다. 이날 이 대표는 맥주 500cc 3잔을, 윤 전 총장은 6잔을 마셨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정치적 선배”라 부르면서 “이 대표가 많은 걸 전수해줬고 앞으로도 자주 만나 소통하면서 많이 배우려 한다”고 했다. 지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때 일었던 ‘이준석 현상’을 다룬 ‘이준석이 나갑니다’란 책을 가지고 가 이 대표 사인도 받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와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야 야권 지지자들이 정권 교체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학재·박민식·신지호·이두아 등 국민의힘 전직 의원과 김병민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 등이 이날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했다. 무소속 김경진 전 의원은 캠프 대외협력특보를, 시사평론가 장예찬씨는 청년특보를 맡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