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大選)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성별에 따라 지지 정당이 갈라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9일 나왔다. 특히 1020세대 남성의 여야(與野) 선호도는 전통적인 지역별 격차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젠더 갈등으로 인한 성별 간 대치가 내년 대선의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고 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6~27일 성인 남녀 2058명(남성 1326명·여성 7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4.6%, 국민의힘 지지율은 36.1%로 나타났다. 성별 간 지지 정당을 살펴보면 남성들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40.5%(민주당 지지 32.6%)로 평균 이상이었다. 반대로 여성 응답자들은 국민의힘(31.8%)보다 민주당 지지율(36.6%)이 더 높았다.
이 같은 현상은 청년층에서 더 두드러졌다. 18~29세 남성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55.1%인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14.9%였다. 투표권이 있는 1020세대 남성에서 양당 지지율 격차가 40.2%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이다. 1020세대 남성의 민주당 지지율(14.9%)은 대구·경북에서의 민주당 지지율(17.9%)보다 낮았다. 반면 같은 연령대(18~29세) 여성들의 민주당 지지율은 42.1%로 국민의힘 지지율(22.5%)을 월등히 앞섰다. 야당 지도부의 여성할당제 및 여성가족부 폐지 발언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성별 간 대치가 ‘페미니즘’을 표방한 문재인 정권에서 더 가속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여러 가지 젠더 갈등 과정에서 정부에 대한 분노가 20대 남성들의 야당 선호도로 드러나게 된 것”이라며 “전통적인 지역 구도보다는 성별·세대 갈등이 내년 대선에 굉장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2%포인트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